이 글은 Study For Us COMMUNITY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Study For Us COMMUNITY(이)나 BitterSweets가 아닌 곳에서 보고 계신다면, 그 글은 불펌된 것이니 빨리 제르엘에게 알리고 치킨을 뜯는 게 좋습니다. |
용산에서 힘들게 애플 30핀 케이블을 구해온 제르엘은 드디어 억지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하다가 벽돌이 된 아이팟을 살려보기로 합니다.
원래 이 기계는 iPhone OS 1 버전으로 잘 돌아가던 기계였습니다만, 갑자기 제르놈이 “iPhone OS 3을 올려보고 싶어!”라면서 ipsw 파일을 다운받아 억지로 iOS 버전을 3.1.3으로 업그레이드했고,
결국 기기는 벽돌이 되어 아이튠즈를 연결하라는 화면만 표시된 채 반응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제르엘은 온갖 방법을 생각하면서 아이팟을 전면 USB 포트에 연결했습니다. 근데 이게 웬걸, 컴퓨터와 아이팟 사이의 연결이 계속 됐다 안 됐다를 반복하는 겁니다. 그러나 제르엘은 당황하지 않고 USB 케이블을 후면 USB 포트에 연결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아이팟이 “찌지직”하며 충전되더니 ‘핑’하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할렐루야!
기적의 무안단물은 여기까지 하고, 아무튼 제르엘은 아이튠즈를 띄워서 기본 설정을 진행하고, 음악을 넣어줬습니다. 이게 오랜 옛날의 감성이군요. 저 듬성듬성한 촉음(っ, ッ)과 요음(ゃ,ゅ,ょ,ャ,ュ,ョ)을 보세요! 거기다가 한글 폰트는 그 악명 높은 애플고딕입니다!
그런데 음악을 넣다가 문제가 생깁니다. 복사 속도가 무슨 흑산도 지렁이 기어가듯 1초당 1곡씩 복사될 정도였던 겁니다! 아이폰 5(2012)도, 아이팟 셔플(4세대, 2010)도, 아이패드 프로 10.5형(2017)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입니다! 얘네들은 한 2분 정도 지나면 196곡이 다 복사되거든요!
아무튼, 제르엘은 상당히 느린 반응 속도와 매우 느린 복사 속도, 잦은 프레임 드랍을 뒤로한 채 음악 듣기에 열중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제르엘의 머리속에 어마마마께서 이 아이팟을 버리신 이유는 배터리에 있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제르엘은 부랴부랴 화면 켜짐 기준으로 배터리 타임을 체크하기 시작합니다.
이 11년 묵은 아이팟 터치는 전원 분리 후 16분이 경과하자 배터리가 20% 남았다는 경고를 친절하게 띄워주고,
그로부터 5분이 더 지나자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 결론 –
아직 쓸만은 합니다. 문제는 11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어왔을 배터리가 이제는 지쳤다는 것과, 내장 스피커가 없다는 것, 그리고 블루투스 통신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iPhone OS 3을 지원하는 앱은 이제 거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사파리에서 웹 사이트 로딩 하나조차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에 그나마 달려 있는 Wi-Fi도 장식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즉, 목적이 30핀 포트나 3.5파이 이어폰 단자를 통한 음악 감상이나 화질이 좋지 않은 동영상 혹은 사진 감상이라면 아직까지는 쓸만한 기계입니다만, 목적이 블루투스 헤드셋 혹은 스피커를 통한 음악 감상 혹은 게임이나 웹 서핑 등에 있다면 차라리 그 가격에 좀 더 보태서 적당한 중고 아이팟 터치 6세대나 아예 중고 아이폰을 알아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교체 가격이 동일 모델 중고 가격이랑 거의 맞먹거나 오히려 더 비싸므로, 배터리 바꿔서 쓰느니 차라리 다른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구매하여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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